카테고리 없음 / / 2023. 2. 8. 19:29

영화 봄날은 간다 줄거리 출연자 정보 감상평

영화 봄날은 간다는 2001년 9월 개봉한 허진호 감독 유지태 이영애 주연의 멜로 영화다. 러닝타임은 106분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 줄거리

연세가 많은 할머니와 홀아버지 그리고 고모와 함께 서울에서 살며 음향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우상우'는 한 추운 겨울날 강릉의 방송국 라디오 PD '한은수'를 만나 함께 방송에 사용할 자연의 소리나 생활 소음들을 녹음하며 가까워진다. 처음에는 업무 때문이었지만 상우는 너무도 쉽게 은수에게 빠져들고 헤어나지 못한다. 사랑에 빠져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상우는 강릉에 사는 은수를 보기 위해 택시 기사로 일하는 친구에게 부탁하여 깊은 밤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그녀의 집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좋은 시절도 잠시, 두 계절이 바뀌어 가자 은수는 점점 상우의 깊어가는 마음이 부담스러워지고 차츰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이미 이혼한 경험이 있었던 그녀는 상우와의 관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의 시큰둥한 태도에 점점 더 집착을 하는 상우에게 은수는 결국 이별을 통보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도가 지나친 집착을 하는 상우는 은수와 그녀의 새 남자친구가 함께 여행을 떠난 곳까지 따라가 질투에 눈이 멀어 은수의 새 차를 열쇠로 그어버리게 되고 그 현장을 그녀에게 들키게 된다. 그녀에게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떠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두 번 다시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뒤 꽤 오랜 시간이 지난다. 다시 계절은 어느 해의 봄으로 바뀌고 문득 상우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던 은수는 그에게 연락해 오랜만에 둘은 한 카페에서 만나게 된다. 은수는 할머니 갖다 드리라며 선물로 자그마한 화분을 건네주지만 화분을 주는 의도를 눈치챈 상우는 그곳을 나온다. 예전 같으면 함께 발을 맞춰 걸었을 텐데 앞서가는 그에게 은수는 팔짱을 끼며 같이 있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상우는 화분을 말없이 돌려주고 그 뜻을 이해한 그녀는 체념한 채 돌아간다. 시간이 흘러 벌판에서 바람의 소리를 녹음하는 상우는 자신이 아픈 사랑의 상처를 이겨내고 성장했음을 깨닫고는 미소를 짓는다.

출연자 정보

사운드엔지니어로 일하는 순수하고 착한 마음씨의 주인공 '우상우'역에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동감, 올드보이, 사바하에 출연한 유지태가 역할을 맡았고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로 일하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한은수' 역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가 출연했다. 이 작품의 감독은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데뷔작의 성공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어들인 영화다. 개봉당시 관객수는 80만 명이 되자 않았는데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DVD나 케이블 티브이로 보거나 최근에는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로 감상하는 뒤늦게 생긴 팬들이 많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백하고 사실적으로 풀어내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동진 평론가가 만점을 준 몇 안 되는 한국 멜로영화이며, 대사량이 그렇게 많지 않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팬들로 하여금 여러 명대사들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의 분위기가 잘 녹아 있으며 그때 당시 나왔던 한국 멜로 영화들 중 가장 명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감상평

흔히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한다면 두 사람이 주위의 만류 혹은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상황들을 극복하고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을 지켜내는 이야기가 일반적이지만 실제로 이런 사랑의 형태를 만나기란 무척이나 힘들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이 봄날은 간다에 나오는 사랑의 형태는 어쩌면 우리가 연애를 하며 겪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잘 보여준다. 때로는 달콤하게, 때로는 유치하게, 때로는 지질하기까지 한 그 단면들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해서 영화가 아니라 실제 나의 이야기라고 느껴질 만큼 공감이 되었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똑같은 감정의 크기로 사랑할 수 없기에 대부분의 연애는 헤어짐을 전제로 둔다. 다만 그걸 인정하고 시작하느냐 아니냐로 삶의 태도는 달라지는데 극 중 '상우'는 헤어짐을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이고, 이미 한 번의 이혼을 겪은 '은수'는 그것을 인정하고 시작한 것이 두 사람의 차이이다. 그렇다고 은수가 무작정 나쁜 여자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서로 간의 입장이 달랐고 결국 극복하지 못해 헤어진 것이지 한 사람의 일방적인 잘못이라고 볼 수 없으며 언젠가는 결국 그렇게 헤어지게 될 일이었다. 상우 또한 이별에 크게 아파하고 헤어짐을 받아들임으로써 한 층 더 어른으로 성장하고 다시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이 관계가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너무나 사랑했고 아파했기에 미련이 남아 떠나가는 그녀를 자꾸 돌아보게 되지만 결국 극복하고 혼자가 되는 삶을 선택하게 되면서 다시 웃는 날을 맞이하는 그에게서 나의 지난날들이 스쳐 지나간다. 개봉 후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는데도 아직도 사람들이 이 영화를 찾게 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나의 지난날의 모습들이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지 않을까? 마지막 장면 우진의 미소를 보며 같은 표정을 짓는 나를 발견한다면 당신도 성장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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