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시트 줄거리
평범한 어느 동네 한편 공터 철봉틀에 화려한 턱걸이 솜씨를 자랑하는 주인공 '이용남'은 대학 시절 산악등반 클럽의 베테랑 멤버였으나 졸업 후 현실은 취업 준비생이다. 시간이 남아도는 만큼 체력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턱걸이를 하다 보니 그 실력은 당연히 수준급이다. 하지만 백수인 탓에 어린 조카에게 외면당하고 누나들에게 무시당하는 등 가족들에게는 이미 찬 밥 신세가 된 지 오래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칠순잔치 장소에서 우연을 가장한 의도적 계획을 통해 대학시절 짝사랑 상대이자 생일 전문 연회장 하늘공원의 부점장인 '정의주'를 만나게 되고 오랜만에 의주를 만난 용남은 어색한 대화도중 자신의 직업이 벤처기업 과장이라는 허풍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친척들에게 인사를 나누던 용남은 취직 언제 하냐는 사람들의 핀잔에 의기 소침해지고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와 매형들은 음주가무에 한창이다. 시간은 흘러 어느새 어머니의 칠순 잔치는 마무리되고 떠날 채비를 하던 용남의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독가스 테러로 인한 비상상황에 처하게 된다. 일행들은 황급히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이미 바깥은 독가스에 중독된 사람들로 인해 난리가 난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건물 안으로 대피했으나 용남의 큰 누나는 가스에 중독되어 발작을 일으키고 있고 겨우 그녀를 피신시켜 응급 처치를 했지만 독가스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살기 위해 옥상으로 향하게 되지만 주인공 일행 앞에는 아무리 열어봐도 꿈쩍도 하지 않는 옥상문이 버티고 있다. 용남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대학 동아리 시절 주특기를 살려 맨손으로 건물 외벽을 타고 옥상으로 향한다. 좋아하는 의주와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건물 안에 갇힌 모두를 살리기 위해.
출연인물 정보
백수에 취업준비생이자 대학 시절 클라이밍 동아리 에이스인 '이용남' 역에 영화 기억의 습작, 관상 그리고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오 나의 귀신님 등에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동시에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조정석이 참여했고 용남의 그녀 '정의주' 역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자 영화 공조 1,2편 그리고 드라마 빅마우스에 출연한 임윤아가 배역을 맡았다.
용남의 아버지 '이장수' 역에는 박인환 배우가, 어머니 '김현옥' 역에는 고두심 배우가 함께했고 큰누나 '이정현' 역에는 김지영 배우가, 의주에게 집적대던 하늘공원 점장 역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출연했던 강기영 배우가 함께했다. 이 영화는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첫 작품부터 국내 940만 명의 관람을 기록한 초 히트작이 되었으며 한국형 재난 코믹 액션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로 조정석 배우의 영화판 입지가 굳건해진 것은 물론이며 상대적으로 연기가 밋밋하다는 평을 듣던 임윤아에게도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인 취업이라는 키워드와 위기 재난 상황, 그리고 가족애라는 진부한 소재가 섞여있지만 전혀 진부하지 않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매우 잘 이끌어 낸 영화라고 평가받는다.
감상평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던 시절이었다. 타지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던 시절이었는데 포스터나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처음부터 다시 보게 될 때마다 그때의 내가 떠오른다.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일에 치여 잠시 머리나 좀 식히자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재밌었고 다 보고 나니 일종의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야기의 초반에 남자 주인공 '용남'이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죽을힘을 다해 거의 맨손으로 건물을 올라 닫힌 옥상문을 열어 가족들을 옥상으로 피신시킬 때의 쾌감을 생생히 기억한다. 별다른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늘 주눅 들어 있던 주인공이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신의 주특기를 이용해 가족들을 구해내는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감정이입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또한 남자라면 대부분 공감할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서 내가 눈부신 활약을 하고 그런 멋진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대로 보이는 장면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 모든 역경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울고 웃고 좌절하고 극복하여, 결국에는 모두가 해피 엔딩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엑시트의 후반부에 남녀 주인공이 함께 달리는 장면이 나온다. 의견 충돌로 삐걱대기도 하지만 결국 중간에 낙오되지 않게 서로 손을 맞잡은 채 앞으로 달려 나가 생존이라는 목적을 달성한다. 이 장면이 바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위기 상황 앞에 허세도, 조건도, 다 소용없다는 걸 깨닫고는 온전히 상대방을 신뢰하고 행동함으로써 결국 위기를 헤쳐 나가는 게 많은 부분 공감된다. 영화를 보는 기준이 필요 이상으로 높다면 온전히 즐기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세세한 부분을 따지고 들어가면 허술함이 분명 존재하지만 유연한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